우크라 지금) 12월 25일로 앞당긴 성탄절, 전쟁 중 달라진 풍경은 뭐지?
우크라 지금) 12월 25일로 앞당긴 성탄절, 전쟁 중 달라진 풍경은 뭐지?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3.12.25 07: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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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의 성탄절은 공식적으로 올해부터는 12월 25일이다. 지금까지는 러시아 정교회 역법(율리우스력)에 따라 새해 1월 7일이었다. 우크라이나 독립 정교회와 정부는 지난 7월 성탄절을 세계 표준인 그레고리력에 따라 12월 25일로 앞당기기로 결정했다. 러시아의 특수 군사작전(우크라이나 전쟁)이후 우크라이나가 추진해온 일련의 '러시아 지우기' 움직임 중 하나였다.

영국 BBC방송은 우크라이나가 12월 25일에 성탄절을 맞는 것은 1917년 이후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성탄 축하 메시지를 보내는 젤렌스키 대통령/영상 캡처

우크라이나 매체 스트라나.ua에 따르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4일 저녁 국민들에게 성탄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오늘 한 가족으로서, 한 국가로서, 한 나라로서 올리는 우리 모두의 기도는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고, 수백만 명을 통합시킬 것"이라며 "우리 모두 함께 크리스마스를 축하하자"고 말했다. 

그러나 모든 우크라이나인이 12월 25일 성탄절을 맞는 것은 아니라고 스트라나.ua는 전했다. 2019년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25%가 성탄절 날짜 변경을 지지했을 뿐이고, 지난해 우크라이나 정부의 행정전산망 '디야'(Электронный сервис государственных услуг 'Дия')의 조사 결과, 국민의 58.99%가 12월 25일을 성탄절로 선택했다. 25.48%는 기존의 1월 7일을 고수했다. 

키예프(키이우)시 당국은 성탄절 전야(24일 밤)에도, 올해 마지막 날 밤(31일)에도 자정부터 새벽 5시까지 통금이 실시된다고 예고했다. 당연히 성탄절, 새해 축하 행사도 공식적으로 열지 못한다고 밝혔다. 

캡처2-우크라 성탄절 장식 pikist
우크라이나 성탄절 트리/사진출처:pikist

떠들썩한 행사도 없지만, 매년 이맘때면 키예프의 주요 광장과 거리에 등장했던 새해-성탄절 축하 장식들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고 한다. 올해라고 달라질 것도 없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전쟁 전부터 12월이 되면 주요 광장과 도로를 화려한 '루미나리에'(불꽃 장식)와 각종 장식품이 주렁주렁 달린 크리스마스트리로, 집안을 조그마한 트리와 전등, 카드 등으로 장식해 왔다. 달라진 것은 장식물의 모양 정도. 크리스마스트리의 장식물에 그려지는 그림 중 상당수는 군인과 전투기 등 '전쟁' 관련 이미지인 것으로 전해졌다. 

모스크바의 새해-성탄절 장식/사진출처:모스크바 시장 홈피
러-우크라 포로들에게 전달된 가족 친지들의 편지및 소포 교환/사진출처:스트라나.ua

그나마 다행한 것은 러-우크라 포로들에게 개전 후 처음으로 가족 등이 보낸 편지와 소포가 전달됐다는 소식이다. 성탄절 축하보다는 새해 소망이 담겼을 것으로 보인다. 그게 2023년의 우크라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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