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전체 군 병력을 115만 명에서 132만 명으로 또 늘린 진짜 이유는?
러시아, 전체 군 병력을 115만 명에서 132만 명으로 또 늘린 진짜 이유는?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3.12.03 07: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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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국방부는 군 병력을 기존의 115만명에서 132만명(군무원 포함 인력은 총 220만명)으로 17만명(15%) 늘이기로 하고, 이를 푸틴 대통령이 1일 승인했다(대통령령 서명). 이에 따라 러시아군의 병력은 지난 2018년 약 101만명에서 2022년 8월 115만명으로 13만7천 명 늘어난 데 이어 또다시 17만명이 증원된다. 

러시아군 징병/사진출처:스트라나.ua

우크라이나 매체 스트라나.ua 이즈베스티야 등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1일 "계약에 따라 군복무(우크라이나 전쟁 참여)를 원하는 계약 군인들을 중심으로 점진적으로 병력을 증원해 (매년 두 차례 징집되는) 병역 의무에 따른 신규 입대자 규모를 늘릴 계획이 없다"며 "(우크라이나와 서방에 널리 퍼져 있는) 추가 동원령도 예정돼 있지 않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이미 군 의무복무 연령의 상한선을 기존 27세에서 30세로 상향해 언제든지 신규 입대자를 늘릴 여지는 남아 있다.

올 하반기 신규 입대는 10월 1일부터 시작됐는데, 대통령령에 따르면 러시아 전역에서 13만 명이 징집된다. 하지만 그만한 병력이 또 의무 복무를 마치고 전역할 것으로 예상된다.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사진출처:러시아 국방부 홈페이지

러시아 국방부가 병력 증원에 나선 것은, 표면적으로는 우크라이나에서의 특수 군사작전(우크라이나 전쟁)의 수행, 나토(NATO)의 확장과 이에 따른 러시아 안보 위협의 증가를 그 이유로 들었다. 특히 나토가 러시아 국경 근처에서 병력을 증강하고, 대공방어 시스템과 공격용 무기를 추가 혹은 신규 배치하고 있다고 국방부는 주장했다. “현재 상황에서 우리 군의 전투력과 규모를 추가로 늘리는 것은, 나토의 공격적인 활동에 대한 적절한 대응”이라는 게 국방부의 설명이다.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우크라이나 전쟁중에 모집된 다양한 병력, 즉 '바그너 그룹' 등 군사 업체 소속 용병들이나 돈바스 지역(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 출신의 민병대, 계속 늘어나고 있는 계약 군인 등을 '하나의 군 체계'로 통합하기 위한 사전 조치로 보인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지난 1월 오는 2026년까지 러시아군 규모를 150만명으로 늘리겠다고 일찌감치 선언한 이유다.

이합집산한 병력들을 통합하려면 기존의 군 조직을 확대개편할 수 밖에 없다. 그렇지 않으면 '바그너 그룹'의 6·24 군사반란에서 보듯, 예상치 않는 일부 무장 병력의 도발로 러시아 전체에 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다. 크게는 군관구와 그 산하의 사단 등 부대 조직을 확대해 전체 무장 병력을 군 내부로 수용하는 게 정상적인 방향이다.

6.24 군사반란 당시 로스토프나도누에 진주한 '바그너 그룹' 무장병력/사진출처:소셜 미디어(SNS) 텔레그램

푸틴 대통령이 1일 서명한 대통령령도 정부가 병력 증원에 필요한 예산을 국방부에 우선 제공할 것을 지시했다. 민간 군사업체에 대한 지원금이나 계약군인들에게 쓰이는 비용 등도 국방부 예산으로 통합관리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또 군 훈련장을 추가로 건설해 늘어난 병력의 훈련, 혹은 재교육도 실시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안보회의 부의장(전 대통령)은 지난 10월 "내년에는 러시아군을 확대 편성할 계획"이라며 "군단과 사단, 여단 등이 새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초부터 지난 9월 말까지 자원입대한 인원이 32만5,000여명에 이른다"고 했다.

자원입대자(혹은 계약군인)들은 우크라이나 전투에서 사망한 군인들의 빈 자리를 메꾸는 것 외에도 기존 군부대나 신규 창설된 부대에 배치될 것이라는 뜻으로 들린다. 또 지난해 9월 부분 동원된 예비역들의 자리를 앞으로 대신할 수도 있다. 동원된 지 1년을 훌쩍 넘기면서 후방에서는 이미 동원자들에 대한 동원 해제 요구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동원 해제를 요구하는 러시아 어머니들의 시위/사진출처:텔레그램

하지만, '추가 동원은 계획에 없다'는 게 러시아 당국의 일관된 이야기다. 블라디미르 침랸스키러시아 연방 조직 동원 담당 부국장은 "복무에 들어간 계약 군인(자원 입대자)들로 임무 수행에 부족함이 없다"며 "추가로 동원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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