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밤(현지 시간)부터 러-우크라 흑해 연안 지역을 강타한 강력한 '눈 폭풍'은 오랜 전쟁이 할퀸 그 지역을 자연 재해의 '초비상 사태'로 몰아넣었다. 오데사 등 우크라이나 남부와 크림반도및 그 인근이 주된 피해 지역이다. 지금까지 '눈 폭풍'의 직접 피해로 7명 이상이 사망하고, 수백명이 구조됐으며, 수십만 가구에 전력 공급이 중단됐다.
반면, 미사일·드론 공방전은 악천후에 멈췄고, 주요 전선에서도 요란한 포격 소리가 멎었다.
우크라이나 매체 스트라나.ua와 rbc 등 러시아 매체에 따르면 크림반도 등 흑해 연안에 밀어닥친 '눈 폭풍'은 170년 전 크림전쟁(1853~1856년)에 참전한 유럽 연합국(영국, 터키, 프랑스, 사르데냐)의 군함 30여척을 파괴했던 1854년 11월 14일 '태풍'을 소환할 정도로 강력했다. 러시아 기상 관측사상 가장 강력한 태풍이라고도 했다. 그러나 1854년에는 기상 관측이 이뤄지지 않았다.
강풍과 많은 비를 동반한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 든 크림반도는 즉각 비상사태가 선포됐고, 푸틴 대통령도 피해 지역 수장들로부터 현장 보고를 받고 대책을 논의했다고 크렘린 측은 밝혔다.
러시아의 피해는 전체 영토로 보면, 극히 일부 지역에 불과하지만, 우크라이나는 거의 전 지역이 큰 피해를 입었다. 강풍에 폭설이 몰아치면서, 수도 키예프(키이우)를 중심으로 각 지역을 잇는 고속도로 14곳이 막혔고, 16개 지역 2천개 이상의 마을이 전기가 끊기는 등 사실상 고립됐다.
동원령으로 피해 복구 작업에 인력부족 현상이 나타나자, 우크라이나 국경수비대는 장갑차를 동원해 구조 작업에 나서기도 했다. 키예프와 오데사 등 일부 지역의 학교들은 27일부터 재택 교육을 실시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