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지금) 해외여행시 미귀국 남성 늘어나, "가정으로 보내달라" 시위, 소련 별 철거
우크라 지금) 해외여행시 미귀국 남성 늘어나, "가정으로 보내달라" 시위, 소련 별 철거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3.11.15 05: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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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로 나온 뒤 행방을 감춘 '국가 대표'급 인사들

계엄령과 총동원령으로 60세 이하 남성까지 해외여행이 사실상 금지된 우크라이나에서는 '국가 대표'의 자격으로 해외로 나간 선수, 혹은 관계자가 전쟁을 피해 귀국을 포기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우크라이나 매체 스트라나.ua에 따르면 이탈리아에서 열린 '국제 낚시 대회'에 참가한 우크라이나 대표 낚시꾼이자 유명인사인 아르투르 빌란은 대회가 끝난 후 귀국하지 않겠다는 뜻을 표명했다. 우크라이나팀을 이끄는 다닐 랴소프는 14일 소셜 미디어(SNS)에 빌란의 귀국 거부 의사를 담은 메시지를 올렸다.

빌란은 메시지에서 "아내가 계속되는 스트레스 속에서 살고 싶어하지 않고, 공습 사이렌과 폭발음을 더이상 듣지 말아야 할 유치원생과 어린 자녀가 있으며, 가족들은 내가 전쟁터로 나가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서 "우리는 살고 싶다"고 적었다. 

국제 낚시 대회후 행방을 감춘 우크라 낚시꾼/사진출처:SNS
유럽 여자챔피언스리그에 참가한 'FC 크리바스/사진출처:구단 언론홍보팀

지난 달 중순에도 해외로 원정 경기를 간 우크라이나 축구선수와 팀 관계자들이 경기가 끝난 뒤 현지에서 행방을 감췄다. 스웨덴에서 열린 유럽 여자챔피언스리그 참가한 'FC 크리바스' 구단 직원 2명이 지난달 15일 경기가 끝난 뒤 귀국하지 않고 사라졌다. 

이에 앞서 샤흐타르 도네츠크 축구 선수인 알렉산드르 라스푸트코도 벨기에 앤트워프에서 벌어진 유럽축구연맹(UEFA) 유스리그(Youth League) 경기 출전 후 행방을 감췄다. 그의 도피는 공항에서 출국하기 직전 확인됐다. 그가 러시아에 정치적 망명을 요청했다고 보도가 러시아 언론에서 나오기도 했다.  

◇ 이젠 "가정으로 돌려보내 달라"는 목소리 터져나와 

전쟁의 장기화로 최전방에 배치된 우크라이나군 병사들의 근무 기간이 늘어나자, 장기 복무 병사들의 동원 해제를 요구하는 시위가 12일 키예프(키이우)에서 벌어졌다. 

스트라나.ua에 따르면 최전선 근무 병사들의 가족 수십명은 이날 키예프 도심 광장에서 “남편은 포로가 아닌 자원봉사자다”, “18개월 복무하면 동원을 해제하라”, “포로들도 언제쯤 풀려날지 아는데, 군대는 왜 모르느냐” 등의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시위 참석자들은 주로 지난해 2월 개전 초기부터 최전방에 투입된 병사들의 가족들로, "이제는 다른 사람들이 나서 그들을 대체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키예프에서 열린 동원해제 요구 시위/텔레그램 캡처 

한 여성 시위 참가자는 "8살난 딸이 저에게 '엄마 왜 우리 아빠는 20개월 이상 군대에 있어야만 하나, 친구 아빠는 집에 있는데'라고 묻는다"며 남편을 집으로 돌려보내 달라고 주장했다.

이같은 목소리를 담은 '군복무 기간 18개월이하로 제한' 청원이 대통령실과 최고라다(의회)에 제출됐으나, 법제화되지 않고 있다. 지난 여름부터 시작된 반격작전으로 병력 손실이 의외로 커지자, 최전선 주둔 병사들을 대체할 예비 인력을 구하기가 힘들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 여름 발효된 '동원 해제 대상' 확대에 관한 법률 제 8009호에 따르면, 지난해 2월 24일 이후 가까운 가족(배우자, 자녀, 부모, 조부모, 형제자매 등)이 사망하거나 실종된 경우에는 동원이 해제된다. 

◇ 승리의 거리에서 승리의 상징이 제거됐다

우크라이나 키예프의 '승리 대로'(포베다 대로)에서 제2차 세계대전의 승리를 상징하는 소련의 '별'이 떨어졌다. 

스트라나.ua(11월 4일)에 따르면 키예프 시당국은 나치 독일에 대한 승리 6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기념탑에서 '별'을 떼내기 시작했다. 당국은 고가 사다리차를 동원해 기념탑 꼭데기에 있는 별 해체 작업에 들어갔다. 

승전기념탑의 소련 별 해체 작업 모습/사진출처:텔레그램 @Tsaplienko
사진출처:스트라나

우크라이나의 소련 기념물 해체는 지난 2015년 의회가 비공산화법을 채택하면서 시작됐다. 이 법에 따르면 소련 상징물 사용은 전면 금지되고, 소련 지도자와 정치인의 기념물은 철거된다.

이에 따라 지난 8월에는 조국-어머니 기념물의 소련 문장이 우크라이나 문장인 삼지창으로 바뀌었다. 기념비에서 해체된 소련 유물들은 우크라이나 역사 박물관에 보관된다. 올해 초에는 소련의 전설적인 조종사인 발레리 치칼로프 기념비가 철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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