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1년 반) 전쟁 사상자, 예비전력 규모 등으로 본 우크라 전쟁, 승산은 누구에게?
전쟁 1년 반) 전쟁 사상자, 예비전력 규모 등으로 본 우크라 전쟁, 승산은 누구에게?
  • 이진희 기자
  • jhman4u@buyrussia21.com
  • 승인 2023.08.26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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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만명 vs 20만명, 133만명 vs 50만명, 1억4천400만명 vs 3천600만명

24일로 개전(2022년 2월 24일) 1년 6개월, 우크라이나 반격작전(6월 4일 추정) 11주를 넘긴 우크라이나 전쟁의 향방을 가장 현실적으로 가늠할 수 있는 통계 수치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전쟁이 채 1년 반에 이르기도 전에 러시아군의 사상자는 30만명(사망 12만명, 부상 17~18만명), 우크라이나군은 20만명(사망 7만명, 부상 10만~12만명)에 육박한다고 지난 18일 분석, 보도했다. 아무리 과학적인 방법을 동원했다고 해도, 추정치에 불과하겠지만, 그래도 전쟁통에 이만한 통계 자료를 찾아내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러시아의 야전 병원 모습/사진출처:러시아 SNS ok
우크라이나 부상병 치료/사진출처:우크라군 합참 페북

NYT의 분석은 장기전 측면에서 명쾌한 방향을 제시한다. 지금까지 러시아군의 사상자가 우크라이나군보다 10만명 가량 더 많지만, 간과하지 말아야 할 점은 양측의 병력 규모라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는 현역병과 예비군, 각종 민병대 등을 모두 포함해 약 50만명을 전장에 투입한 데 반해, 러시아군은 총 133만명에 달한다.

또 전사(戰史)에 따르면, 공격 부대가 방어 부대에 비해 희생자가 3배 가량 많다는 점도 빠뜨리지 않았다.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6월 대반격 작전에 나서면서 사상자가 늘었다고 NYT가 분석한 이유다.

우크라이나 매체 스트라나.ua에 따르면 장기적인 교착 상태에 빠져들 가능성 높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쏟아지는 사상자들을 대체할 수 있는 예비병력의 존재다. 아직 전선에 본격 투입되지 않는 군 부대와 예비군, 그리고 앞으로 입대 가능한 남성 인구(통상 18~50세/편집자)다.

우크라이나의 인구는 총 3천600만여명으로, 러시아의 4분의 1에 불과하다. 그것도 러시아군의 점령 하에 실효지배가 이뤄지고 있는 돈바스 지역(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과 자포로제(자포리자)주, 헤르손주, 크림반도 인구는 빼야 한다. 이론적으로는 약 880만명으로 무려 24%에 이른다.

러시아에 편입된 우크라이나 4개주 현황. 인구는 총 880만명에 이른다/텔레그램 캡처

병력에 못지 않게 군사장비도 중요하다. 양적인 측면에서는 러시아가 각종 무기와 탄약 등 군사장비 부문에서 월등히 앞선다. 게다가 러시아는 우랄산맥 동쪽의 군수산업 단지에서 24시간 각종 군수품을 생산 중이다. 우크라이나군은 서방의 군사지원에 거의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서방측을 향해 약속한 무기류를 빨리 더 많이 보내달라고 호소하는 우크라이나 지도부가 애처러울(?) 정도다. 

재미있는 것은, 반격작전에서 이미 상당한 군사장비의 손실을 본 우크라이나군이 공격 목적을 달성할 때까지 충분한 공격력을 유지할 수 있을 지 따져본 독일 일간지 빌트의 보도(8월 17일자)다.

우크라군이 우로자이네 수복 과정에서 나타난 손실 지도/우크라 텔레그램 딥 스테이트 8월 18일자, 스트라나.ru 캡처

스트라나.ua에 따르면 빌트는 우크라이나가 그나마 반격작전의 성공으로 내세운 도네츠크주(州) 스타로마요르스코예(Старомайорское, 우로자이네 인근 마을) 전투(우크라이나에게는 동부 전선/편집자)에서 우크라이나는 지뢰 보호 기능이 있는 장갑차 23대 등 서방측 군사 장비 31대를 잃었다며 "러시아군은 마을을 빼앗겼지만, 사실상 (방어에) 성공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모스크바의 전략은 진격해오는 우크라이나군의 서방 전차(탱크)와 장갑차 등을 가능한 한 많이 파괴하는데 맞춰져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빌트는 또 "우크라이나군은 반격작전 이후 독일에서 납품한 18대의 레오파드 2A6 전차 중 9대를 잃었다"며 "손상된 전차 중 다수는 수리가 가능하지만, 수리할 수 있는 곳이 너무 멀고(서쪽으로 약 1,000km), 여전히 적의 사거리 안에 들어있기 때문에 인도→수리→전선 재투입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포착된 영국 챌린저 전차/영상 캡처

더 큰 문제는 서방이 올해 초 레오파트2(독일)와 챌린저(영국), 에이브럼스(미국) 등 약 100대의 현대식 전차를 제공하기로 약속했으나,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반면에 러시아 방위산업체는 매달 20~50대의 신형 또는 개량형 주력 전차를 전장으로 내보낸다고 했다.

그 결과는 비교적 간단하게 추론 가능하다. 우크라이나군이 한 마을을 수복하는데 10~30대의 장갑차를 잃고, 새 전차의 추가 공급이 끊어진다면, 우크라이나군은 반격작전의 목표인 아조프해 연안의 멜리토폴(서부 전선), 베르댠스크(중부 전선), 마리우폴(동부 전선)은커녕, 1차 점령 목표인 토크마크(서부 전선), 폴로기(중부 전선), 볼로바하(동부 전선)에 도달하기도 전에 멈춰설 것이라는 게 빌트의 지적이다. 

우크라이나 반격 작전 루트. 통상 지도 왼쪽의 화살표 방향이 서부전선, 오른쪽이 동부 전선, 가운데가 중부 전선으로 불린다. 지도 아래쪽 왼쪽이 멜리토폴, 동쪽이 마리우폴, 가운데가 베르댠스크다/사진출처:스트라나.ua 

또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5월부터 (러시아 용병 '바그너 그룹'에게) 빼앗긴 '바흐무트'의 수복을 위해 측면 공세를 강화했지만, 아직 제대로 된 전과는 들려오지 않고 있다고 했다. 

스트라나.ua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앞서는 것은, 국민들의 방어 신념과 애국심, 그리고 이에 따른 자원 입대자들이었다. 하지만, 이것마저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많은 우크라이나인들이 이제 군대 징집을 피하기 위해 일찌감치 해외로 도피하거나(18세 미만), 담당 부서에 뇌물을 제공하고 '화이트 문서'(징집 면제 문서)를 구입한다는 대형 스캔들마저 터졌다.

그러다 보니, 우크라이나에서는 병력 손실을 보충하고, 대체할 인력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스트라나.ua에 따르면 영국 가디언지는 지난 15일 우크라이나의 '징집 부패 스캔들'을 전하면서 "개전 초기에는 우크라이나인 수십만 명이 자진해서 전선으로 달려갔지만, 1년 반이 지난 지금은 자원 입대자 중 많은 병력이 이미 사망하거나 부상했고 지쳤는데, 이들을 보충할 인력이 충분하지 않다"고 전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날(14일) 불법 출국을 시도하다 체포된 우크라이나 남성의 수는 5개 여단을 구성할 정도이며, 출국 성공자의 규모는 전혀 알려져 있지 않다고 밝혔다. 또 "길거리의 강제 징집 영상, 나이트 클럽에서 배포되는 소환장, 기차와 트럭에 숨어있는 불법 출국자의 모습 등은 이제 우크라이나 뉴스에 정기적으로 등장한다"고도 했다. 

우크라이나의 길거리 강제동원 모습(위)과 불법 출국 과정에서 체포된 우크라이나인들/사진출처:텔레그램, 영상 캡처

스트라나.ua는 "우크라이나 당국이 최근들어 징집 활동을 더욱 강화한 것은 최전선에서 예비 병력이 그만큼 필요하다는 뜻"이라며 젤렌스키 대통령의 지난 14일 연설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당시 "자유와 독립은 거저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며 "우리는 아직 전쟁 중인데, 후방에서는 이미 전쟁을 잊어버린 듯하다"고 국민들에게 각성을 촉구했다.

지난해 9월 부분 동원령으로 홍역을 치른 러시아 상황은 추가 동원에 여전히 조심스럽다. 
스트라나.ua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군정보국(GUR)의 부다노프 국장은 25일 러시아가 지난해 35만명에 이어 추가로 45만명을 징집하는 추가 동원령을 고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반체제 언론은 내달(9월) 10일로 예정된 지방선거가 끝나면, 곧바로 추가 동원령이 내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 등 러시아 지도부는 그동안 추가 동원설이 불거질 때마다 이를 부인해 왔다. 그만큼 러시아 사회에 안겨주는 충격이 크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측의 예상대로 러-우크라가 모두 추가 동원에 나선다면, 그 결과는 뻔하다. 영국 런던의 싱크탱크 '시비타스'(Civitas)의 군사 전문가인 로버트 클라크는 25일 현지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군의 병력 부족은 반격작전에서 치명적일 수 있다"며 "키예프(키이우)는 사상자가 늘어나고 가을 비가 몰고올 '라스푸티차' (도로의 진흙탕) 현상이 오기 전에 반격작전을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나 "러시아 동원 잠재력(약 700만명)이 우크라이나(150만 명)보다 훨씬 크다"며 "잔인하게 들리겠지만, 단순한 계산으로도 키예프는 보충 인력이 부족하고, 자원 입대자도 끊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군대의 반격이 지지부진하고, 기대했던 것보다 전쟁이 더 오래 지속될 것이라는 사실이 분명해진 상태에서 양국의 군사력 차이는 앞으로 더 벌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크라이나-서방 외신에서 계속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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