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학자가 본 '푸틴 체제'는 신디케이트? 새 책 '푸틴 신디케이트'를 보니
유럽학자가 본 '푸틴 체제'는 신디케이트? 새 책 '푸틴 신디케이트'를 보니
  • 이진희 기자
  • jhnews@naver.com
  • 승인 2019.05.10 14: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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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대통령의 러시아 체제를 분석한 책 '푸틴 신디케이트(마르가레타 몸젠 지음. 이윤주 옮김.한울엠플러스. 280쪽. 2만9천500원)가 나왔다.

20여 년 동안 계속된 ‘푸틴 체제'에 대해 미국 학자들은 주로 '국가자본주의'  ‘통제된 민주주의’ ‘독재 시스템’ 등으로 분석했지만, 유럽 출신의 저자는 권력자들로 이뤄진 내밀한 네트워크가 러시아를 지배하고 있다며 '푸틴 신디케이트'로 정의한다.
 

물론 러시아를 조종하는 권력 피라미드의 정점에는 푸틴 대통령이 있다. 다만 푸틴은 '비밀경찰과 재계 거물로 구성된 신디케이트를 대표하고 있을 뿐 전권을 가진 회장이 아니라 동료들 중 1인자에 불과할 뿐'이라고 했다. 마치 구소련 시절 공산당 1당 독재를 대표하는 '서기장' 같은 존재라는 의미다.

독일 뮌헨대학교 정치학 교수로 오랫동안 러시아 정치 엘리트 집단을 연구한 저자는 러시아의 현 정치 체제를 상징하는 ‘푸티니즘(Putinism)’에 주목하면서도 ‘푸틴이 홀로 통치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녀는 “러시아는 지배 엘리트들의 정치적·경제적 이해관계를 협상하는 권력가들로 이루어진 내밀한 네트워크의 지배를 받고 있다"며 “러시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제·정치적 인물들의 집단이 푸틴을 중심으로 신디케이트를 형성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다 보니 푸틴이 비밀경찰과 올리가르히(과두정치 세력)의 닻(신디케이트)에 강하게 매여 있다는 것이다.

그녀는 그러나 "아직은 안정적인 통치체제의 하나로 보는 것은 시기상조"이라며 "소련 붕괴 이후 지지부진한 국가 건립 과정에서 3번의 푸틴 집권기와 결부되어 있는 아직도 진행 중인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이 책은 '푸티니즘' 탄생의 토양이 된 ‘옐친 (전 대통령) 시스템’부터 ‘후기 푸티니즘’이라고 할 수 있는 푸틴의 세 번째 대통령 집권기까지의 과정에서 일어난 특정 사건들과 굴곡을 조명한다. 저자는 이를 바탕으로 푸티니즘이 어떻게 생겨나 어떻게 변해왔는지, 어떤 방식을 이용해 통치체제로서 유지되어 왔는지, 또 정보조직과 재계 올리가르히들, 또 러시아 정교회가 어떻게 러시아를 다시 강대국으로 만들어가고 있는지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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