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정신분석학 역사를 다룬 '프로이트와 볼쉐비키'
러시아 정신분석학 역사를 다룬 '프로이트와 볼쉐비키'
  • 김인숙 기자
  • sook0303@yahoo.com
  • 승인 2018.10.23 03: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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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정신분석학의 역사를 살펴보는 책 '프로이트와 볼셰비키: 제정러시아와 소비에트연방에서의 정신분석'(마틴 밀러 지음, 전혜진 옮김, 그린비, 360쪽)이 나왔다. 정신분석의 관점에서 본 근현대(제정러시아에서 구소련까지) 러시아 정신사라고 할 수 있다. 

 

러시아 정신의학은 국가적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시장논리로부터는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었지만, 가장 강력한 스폰서인 국가권력의 변화 양상에 따라 프로이트주의 역시 부침을 반복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프로이트가 새로운 실험이 시행되는 장소로서 러시아를 걱정과 기대가 섞인 눈으로 주시했던 것도, 시장질서라는 기존의 토대를 벗어난 새로운 토대의 발명이 가능할지에 대한 의심과 희망 때문이었다. 국가 차원의 지원과 인프라를 제공받을 수 있었다는 사실은 러시아 정신분석이 비교적 단시간 내에 급속도로 발전할 수 있었던 요인이 되었다. 

책은 1부에서 제정러시아 시절 국가권력이 지원한 정신의학의 태동과 발전을, 2부에서는 구소련의 정신분석학 흥망성쇠를 다룬다. 레닌 시절 잠깐 반짝했던 프로이트식 정신분석의 성공이 스탈린 시대에 접어들면서 쇠퇴하고 몰락하는 과정이 이 책에 담겼다.

소비예프 혁명이후 러시아 프로이트주의자들은 역사의 각 장면에 따라 '혁명의 계승자'와 '혁명의 적'이라는 정반대의 정체성을 부여받았다. 그 때마다 러시아 정신분석가들은 활개를 치기도 하고,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도 하면서 살아남아 프로이트식 정신의학을 이어나갔다. 

저자는 시카고 대학 역사학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듀크대학교 역사학과 및 슬라브 및 유라시아 연구 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러시아혁명: 필독서' (2001, 편저), '러시아혁명의 망명자들: 1845~1870년' (1986) 등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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